바이럴은 전략이 아니라 심리다
SNS 팔로워 늘리는 법이 왜 쓸모없는가
사업을 해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늘리면 뭔가 달라질 것 같고, 블로그 상위 노출이 되면 매출이 올라갈 것 같다. 그래서 이것저것 배운다. 해시태그 전략, 게시물 최적 시간대, 체험단 운영법. 분명히 뭔가를 배운 것 같은데 실제로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이 허탈감을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문제는 그 전략들이 틀려서가 아니다.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세스 고딘(Seth Godin)은 바이럴 마케팅의 본질이 온라인 기법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입소문은 있었다. 김치냉장고가 한국 가정에 퍼진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르다. SNS도 없었고 유튜브도 없었지만, 그 제품은 바이럴됐다. 왜? 인간의 본능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제품이 아니라 지위감을 산다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 시계를 차고 있다고 해서 사회적 지위가 실제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달라진 기분은 든다. 사람들은 그 기분에 돈을 쓴다. 이게 소비의 본질이다. 마케터가 이 사실을 모르면 아무리 콘텐츠를 열심히 만들어도 그냥 소음이 된다.
김치냉장고 사례는 이 원리의 교과서다. 최초 출시 기업은 부유층 가정에 먼저 무료로 제품을 빌려줬다. 그 가정의 아주머니가 이웃에게 자연스럽게 언급한다. 듣는 쪽은 '부잣집에서 쓰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그게 곧 지위의 상징이 된다. 기능을 팔지 않았다. 지위감을 팔았다.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이 제품이 갖고 있으면 자랑하고 싶어지는가?"
얼리어댑터는 고객이 아니라 검증자다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바로 광고부터 돌리는 건 실수다. 사회적 증거(Social Proof)가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광고를 해도 전환이 잘 되지 않는다. 인간은 무리를 따라가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 먼저 써봤다는 근거가 있어야 지갑을 연다.
얼리어댑터(Early Adopter)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남들이 모르는 걸 먼저 아는 것 자체에서 지위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특정 분야 커뮤니티, 오픈채팅방, 동호회에 모여 있다. 이들을 찾는 방법도 핵심이 있다. 구매를 권유하면 안 된다. 그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는 기회처럼 느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 제대로 된 얼리어댑터가 생기면, 그 이후의 마케팅은 훨씬 수월해진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돈 낭비가 되는 이유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이 효과 없다는 게 아니다. 순서 없이 쓰면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 사회적 증거도 없고, 얼리어댑터도 없는 상태에서 인플루언서에게 광고비를 쓰면 대부분 허공에 뿌리는 것과 다름없다. 대중은 이미 인플루언서 광고에 익숙하다. 오히려 광고로 인식되는 순간 신뢰가 떨어진다.
효과적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1단계와 2단계가 완료된 이후에 작동한다. 제품이 이미 자랑하기 좋은 컨셉으로 설계돼 있고, 얼리어댑터 사이에서 먼저 언급이 되고 있을 때 인플루언서가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그 순간 인플루언서는 광고 채널이 아니라 증폭기가 된다. 자동차 방향제를 예로 들면, "비싼 차를 모는 사람이 쓰는 물건"이라는 컨셉을 먼저 설계하고,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먼저 언급이 된 다음에 자동차 콘텐츠 인플루언서를 써야 한다. 그 순서가 틀리면 결과도 달라진다.
기술 전에 본질
결국 바이럴 마케팅의 3단계는 심리학이다. 자랑 욕구 → 얼리어댑터 검증 → 증폭. 이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SNS 세팅이나 블로그 최적화부터 배우는 건, 기초 없이 인테리어부터 하는 것과 같다.
직접 사업을 해보면 이론과 실전이 얼마나 다른지 뼈저리게 느낀다. 알고 있다고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본질을 모르면 아예 방향 자체가 틀린다. 전략은 본질 위에서만 효과가 난다.